옛날 옛날 사진들.

photo 2009/10/06 12:55
정말 오랜만에 큐픽에 갔다.
필름 두개 맡기고 바르셀로나 여행용 필름 7통을 샀다.

간만에 맡는 큐픽냄새. 풉. 그 냄새 하나만으로
정말 강하게,  처음으로 sm을 따라 그곳으로 갔던
날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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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니 이때가 언젠가. 내가 이런 사진을 찍었었나 싶은 사진도 있다.
상문이랑 무슨 공연 보러 갔었던 때인 것 같다. 아마도 베를린 라디오 어쩌구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5번이었지 싶다. 예당 앞에서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도 우연히 마주쳤었고.
추운 1월이었고 합창석에서 앉아 본 우리의 마지막 공연곡이기도 했던 베토벤 5번은
최고였다. 정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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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던 날. 혼자 예당에 있는 미술관에 갔었던 것 같다.
전시가 무엇이었는지는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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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어디더라? 어디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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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에 클림트 보러 갔을 때.
그 동네 꽃집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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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하늘은 이랬다.
꼭 양털처럼
2009/10/06 12:55 2009/10/06 12:55

무지개

book 2009/10/0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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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슬펐던 건 관 속에 누워 있는 엄마를 봤을 때가 아니라, 그 얼마 전 어느 오후 백화점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휴대 전화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보라색이 좋겠어? 아니면 검은색?" " 줄무늬가 좋아? 아무 무늬도 없는 게 좋아?" 하고 몇 번이나 묻고 농담을 하면서 열심히 고른 스웨터와 치마가, 엄마 없는 방의 의자 등받이에 걸려 있는 것을 봤을 때였다.
 그 오후 백화점의 부인복 매장에 있었던 내가 얼마나 행복했고, 그렇게 사소한 일 하나하나가 얼마나 멋진 것이었는지 그때는 전혀 몰랐다.
 "아이참, 골치 아프게 굴기는. 엄마가 딱 원하는 옷이 어디 있다고. 아무튼 비슷한 거 찾아서 사 갈테니까 믿어봐. 그만 끊는다!"
 그렇게 서로 웃으면서 전화를 끊었던 풍요로움이, 엄마 없는 엄마 방에서 스웨터를 바라보는 내 가슴을 숨도 쉴 수 없을 정도로 옭죄었다.]

[내가 보살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비록 역사는 짧아도, 살아온 길 위에는 무수한 추억이 있고, 추억 속에는 이제 만날 일 없는 아빠도 살아 있다. 그렇게 생각하자 기뻤다.]

[나는 사랑에 빠졌을 때의 결심을 믿지 않는다. 사랑을 하고 있을 때는 스스로를 잃어버리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힘도 사랑의 힘에 불과할 뿐 자신의 중심에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행지에서 사람은 곧잘 어린아이로 돌아간다.
 육체적이거나 현실적인 피로가 아니라 여유 있게 피로해지면 독특한 감각이 싹튼다. 세계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어린아이로 돌아가 새로 체험하는 수 밖에 없다. ]

[하지만 결국 친구로는 부족하다. 친구들은 말과 행동과 자세로 위로해 주지만, 그런 때에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때로는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가족이 있어야 한다. 서로의 몸 냄새와 일상의 리듬을 알고 있고, 피부로 서로를 이해하면서도 무심한....
그런 사람들이 있는 공간에 몸을 담고 싶었다.]

엄마와 가족과 옛날 일에 대한 추억
또 자연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이전에 내가 한번 my life without me에서
'강추'라고 할 때의 사람의 심리에 대해 생각하고 적은 적이 있었던가
 내 여행과는 별 관련없이, 신작이 나왔길래 아무 생각없이 사서 읽은 책인데
꼭 마치 여행 준비라도 되는 것처럼 좋은 글들이 많이 있었다.

2009/10/04 14:28 2009/10/04 14:28

동물원

diary 2009/09/28 14:41
우리 상문이는 대단하다.
레써 팬더를 알고 있다니.
멋져.. ㅋㅋ

임선생손에 질질끌려
어쩌다보니 동물원.
숲도 좋고 간만에 나들이 기분 냈다.

분과 결정 때문에 고민이 많다.
나는 어떤 환자들을 보면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고민 고민.
또 고민.
2009/09/28 14:41 2009/09/28 14:41

가을

diary 2009/09/19 10:30
가을이다.
병동 창밖으로 보이는 파란 하늘 때문에
카운터 임선생과 나는 맨날 두근두근 ㅋ

이번주 월요일에도 페어웰했는데
금요일에 또했다. ~

나름 가을답게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일도 하고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
부지런히 지내고 있음.
111이 줬던 트라우마에서 헤어나오고 있는 중.

2009/09/19 10:30 2009/09/19 10:30

애자

diary 2009/09/11 13:46
정작 영화를 보면서는 울지 않았다.
울게 하려는 의도가 빤히 보이는 영화는
오히려 잘 눈물이 나지 않더라

집에 와서 엄마한테 전화하면서 좀 울었다.
여유가 있고 시간이 많을 때는 좀처럼 영화관 갈 생각을 안하다가
꼭 힘들고 지치고 답답하면 큰 스크린을 앞에 두고 앉아있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열두시가 넘은 시간에 엄마를 깨워서
뻑뻑한 목소리로 몇마디 나누고 끊었다.
정작 생신날에, 축하한다는 말도 못하고 . 모.

엄마랑 두번 비행기를 탔는데
많은 여행들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다.
특별히 맞추려고 하지 않아도 잘 맞고
오래전부터 입던 옷처럼 편한 여행 메이트였다.
엄마가 늙어도, 계속 건강해서
언제든지 멀리 함께 여행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결국에 헤어지게 될 때는 후회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
이미 엄마 마음을 아프게 한 적도 많고
아직도 그러고 있으니까.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병원에 가득찬 많은 사람들처럼
아프고 힘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년 휴가는 꼭 엄마랑
여행가야지. 시집가기 전에 . 쿠쿠.
2009/09/11 13:46 2009/09/11 1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