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Istanbul+Barcelona | 3 ARTICLE FOUND

  1. 2009/10/26 마지막. 떠나기 (3)
  2. 2009/10/21 출발. 그리고 Istanbul (1)
  3. 2009/10/21 여행이야기

사실 새벽같이 일어났던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여행이 끝날 때까지 시차 적응이 덜 되었던게 이유일 수도 있겠고
아니면 원래 맨날 그렇듯 내 습관일 수도 있겠고.

꼭 새벽 4-5시, 늦어도 6시면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여행 마지막날 새벽. 바르셀로네타에서 해뜨는 걸 봐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꽤 오래까지 깜깜했다.

깜깜하고 쌀쌀한 밤거리같은 새벽거리를 나섰다.
운동하는 사람 출근하는 사람 약간 멀긴했지만 그래도
또 한번 걸어보았다.

바다에 도착하니 벌써 주변이 꽤 밝았다. 군데 군데 구름도 좀 끼고.
아.니. 벌써 해가 떠버린건가? -_- ;;
바람부는 바다. 사람들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해변을 걷는 사람들도 있고
새들도 하늘과 모래와 바다를 맴돌고 있었다.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를 본 기억은... 내기억엔 정말 딱 한번밖에 없다.
경주였던가 포항이었던가 1월 1일 새해를 보러 갔었고 날씨가 흐려서
정말 잠깐 봤던 기억이. 해야 365일 뜨는 거고. 오늘은 10월 15일. 새해도 아니고 .
왜 해뜨는 걸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원래 내 휴가의 목적은
외로움이었다. 항상 누군가에게 설명해야하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하고
교수님께 카운터에게 간호사에게 환자에게 이야기 하고 이야기 듣고 전화하고 받는
그 고리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었고..
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간다니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왜? " 냐고 많이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냥 구불구불한 가우디의 동네에 가보고 싶었다. 머리속으로 생각만 하기로는 이것도 있고 저것도 있고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도시였다. 생각해보니 이런저런 책을 여행가기 전에 보긴 했지만 이렇게 예쁜 바다가 있는지, 이렇게 예쁜 골목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채로 도착했다. 며칠동안 머무른 이 곳은 머리속으로 상상하던 그런 여러가지 색깔의 도시였다.

모든게 계획대로 이루어진, 목적을 완전 달성한 여행은 아니었다.

하지만
해가 뜨는 순간에 ,,
나는 약간 외롭다고 느꼈다. 그리고 조용한 바다에서 수평선을 따라 천천히, 빠알갛게 또렷하게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아. 글로 표현할 수 없겠다. 뭉클했다.
그런 해는 처음이었다. 맑고 뜨겁고 눈부시고. 바다에서 부글부글 끓다가 톡 튀어나온 느낌.

꼭 바르셀로나에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었겠지만.
꼭 바르셀로나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을 볼 때보다
더.. '바르셀로나' 하면 이 아침의 해가. 제일 먼저. 생각 날 것만 같다.

출근버스를 타고 총총 호텔로 다시 돌아와서
욕조에 마지막으로 몸을 담그고 살짝 울었다.
오모나.. 감수성도 풍부해라.
2009/10/26 20:50 2009/10/2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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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일을 마치고 13층 식당에서 밤풍경을 보면서 111주치의 둘과 유정이와 저녁을 먹고 집에와서 짐싸들고 탈출!! 언제나 공항가는 길은 즐겁다. 푸훗.

이상하게 게이트마다 111 이 적혀있어서 뭔가 기분 나쁜. ;;;
23시 55분 이스탄불로 출발하는 밤비행기.

나는 비행기에서 8시간이건 12시간이건 밥먹는 시간만 빼고 줄창, 잘 잔다. 며칠간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지냈어서 그런지 잠도 참 잘 오더라. 깜빡 깨서 밖을 보니 신기하게 정말 북두칠성이 보였다. 내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날고 있었으니까. 그건 북쪽 하늘인가? 아무튼. 너무 신기하고 예쁜 밤하늘이었다. 하늘과 더 가까운 그 곳에서는 별도 더 반짝반짝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어쩌면 지상에도 별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도시에 다가왔을 때 밤 풍경은 어떤 보석보다도 아름다웠다. 반짝반짝.
이렇게 날아날아 열몇시간만에 새벽5시,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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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속은 엄청 간단했고 어차피 찾을 짐도 없는터라 공항을 빨리 나왔다.
막 아침을 시작하려는 풍경이었다. 사람들이 드문드문 지하철 ? (사실 트램 갈아타기 전까지 계속 지상으로 달리긴 했다. 거의..) 을 타고 출근하는 느낌이었다.

멀리 해가 떠오르는 것 같은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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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의 귀여운 표지판.

트램으로 갈아타고 쭉 가다보니 여행 전 읽었던 '콘스탄티노플 함락' 에서 나왔던 그 세겹의 엄청난 성벽의 잔재가 보였다. 난 같은 시대에 산 사람도 아니고 콘스탄티노플의 마지막 시민과 아무상관없는 어떤 동양인일 뿐이지만 문명이 바뀌는 그 시기에 패자였던 사람들이 남긴 유적을 트램을 타고 지나가면서 보니 뭉클한 느낌이 들었다. 푸훕. 사실 약간 .. 아 내가 이 곳에 오다니.. 하는 느낌에 가슴 벅찼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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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을 타고 가면서 이곳 저곳 구경을 하는 사이 어느새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오른쪽 깊은 골목의 끝에는 마르마라 해가 있겠지. 술탄아흐멧 역에 내리자 빨간 해가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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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직 새벽. 길에는 거의 사람이 없었고 쌀쌀한 기운이 옷 속으로 파고들었다. 새벽에 보는 아야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 그 사이 작은 공원에 앉아 차가운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여행이 시작된 것이 실감나던 순간이었다. 내가 이스탄불에 머문 시간은 새벽 6시부터 낮 12시까지. 바르셀로나 행 오후 2시비행기를 타야했으니까 기껏 6시간이었지만 그리 서두르지 않고도 보고싶었던 이곳 저곳을 재밌게 둘러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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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블루 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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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 트랙을 따라 바닷가로 걷기 시작했다. 갈라타 다리던가? (벌써 가물가물) 를 걸어서 건너기 위해. 새벽, 아침 산책길이 고요하고 시원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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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기전 상문이가 구글 맵을 보고 이곳 저곳의 위치에 대해 설명해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 토카피 궁전 옆의 동양 호텔에서 묵었다고 했다. 뭔 이름이 그러냐 생각했었는데 떡하니 있는 걸 보고 마치 아는 사람을 만난 듯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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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마치 출근 배들이 항구로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아침인데도 배도 많이 떠있고 활발한 느낌. 낚시하는 사람들도 많고. 저 멀리 갈라타 타워가 보인다. 갈라타 타워를 보자 또 '콘스탄티노플 함락'을 읽으면서 갑자기 깜짝 놀랐던 생각이 든다. 지난 2월에 누군가가 그림을 찍찍그리면서 배를 산으로 갖고 넘어왔다는 이야기를 해줬을 때 이미 들었었지만 책을 읽는 도중 살짝 까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메메드가 막 통나무를 굴려가며 배를 언덕을 넘어 내해로 집어넣는 짓을 했을때 정말 허걱 . 책을 읽으면서 허걱 소리를 냈다.

이 땅을 보니 밉살스런 제노바 거류구 사람들 생각도 났다. ㅎㅎ 괜히 몇백년전의 일에 몰입해가지고 ;;

오랜만에 보는 바다. 해가 뜨고 있는 바다. 다리를 건너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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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좀더 다가가서 찍은 사진. 넘실 넘실 바다. 10월 10일이 동동 떠다니는구나.
너무 멀어보여서 택시를 타야하나 했었는데. 역시 난 잘 걷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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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가나 있는 비둘기 . 난 딱 아야 소피아랑 블루모스크만 저렇게 생긴 건 줄 알았는데 종종 저런 것들이 있었다. 바다 비린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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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타 타워 밑에 도착했는데 아직 문을 안열어서 밑에서 기다렸다. 성오에게 문자가 와서 이때다 하고 나 갈라타타워 밑이다 라고 자랑했다. 후후. 여기 고양이들은 도망을 안간다. 자기가 오토바이 주인인양 떡하니 앉아있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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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망가는 고양이들. 꺅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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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타 타워. 신기해. 은근 높다.
위에 올라서면 멀리 멀리 모든게 다 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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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타 타워 그림자. 골목 그림자. 예쁜 내해. 금각만.
위에 올라가면 너무 높고 서있는 공간이 좁아서 은근 무섭다. 여기서 엄청난 대군이 몰려왔을 때 얼마나 후덜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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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를 따라 나가서 좌회전하면 보스포루스해협. 우회전하면 마르마라해.
멀리 멀리 멀리 토카피 궁전이랑 블루모스크랑 아야소피아랑 다 보여.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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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타 다리도 보이고. 정말 예쁜 곳이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터키에도 좀더 오래 시간을 갖고 여행오고 싶다.
그리스도. 2권, 3권도 얼른 읽어야지. 다음에는 로도스섬에도 갈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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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 떠다니는 10월 10일. 갈라타 타워 꼭대기 유리에 비친 내모습.


2009/10/21 23:55 2009/10/21 23:55

이 여행의 시작은
Vicky Cristina Barcelona라는 우디앨런의 영화에서 시작되었다.
혼자 배꼽을 잡고 웃으면서 영화를 보다가
아. 올해 휴가는 어떻게든 바르셀로나에 가야겠구나 생각했다.

정말 갈 수 있게 될 거라곤 별로 생각 안했고
계획에 없던, 언제나 가고 싶던 도시 istanbul 에 발을 디디게 될거라고는
더더욱 생각한 적 없었는데.

맘대로 흘러가버린 내 1년차 휴가 이야기.
2009/10/21 22:45 2009/10/21 2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