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2009/10 | 13 ARTICLE FOUND

  1. 2009/10/28 갑자기 든 무서운 생각 (1)
  2. 2009/10/26 마지막. 떠나기 (3)
  3. 2009/10/26 5×2
  4. 2009/10/24 Newyork, I love you
  5. 2009/10/21 출발. 그리고 Istanbul (1)

정말 정말 낮에 심심하다.
그렇다고 뭔갈 효과적으로 딱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신환오면 봐야되고 오더넣어야되고 전임의 선생님도 찾아오고 교수님 회진도 가끔 있고

가끔 정말 정말 심심하고, 인터넷 서핑도 지겨워질 때 쯤
상문이 블로그 첫 페이지로 돌아가서 완전 옛날의 글들이나 그림을 본다.
이전에도 가끔 하던 일이다. 그런데
오늘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상문. 이라는 사람에 대해 아는게 별로 없다는 생각.
무슨 생각을 하고 뭘 좋아하고, 나를 만나기전 어떻게 살았었는지
나는 전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사 친구들과 즐겁게 놀면서 찍은 사진을 보면 내가 모르는 다른 사람같고
자기 생각을 이리저리 끄적거려 놓은 걸 봐도
네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찍은 사진을 봐도
정말 전혀 너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심심한 건 여러모로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

2009/10/28 15:16 2009/10/28 15:16

사실 새벽같이 일어났던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여행이 끝날 때까지 시차 적응이 덜 되었던게 이유일 수도 있겠고
아니면 원래 맨날 그렇듯 내 습관일 수도 있겠고.

꼭 새벽 4-5시, 늦어도 6시면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여행 마지막날 새벽. 바르셀로네타에서 해뜨는 걸 봐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꽤 오래까지 깜깜했다.

깜깜하고 쌀쌀한 밤거리같은 새벽거리를 나섰다.
운동하는 사람 출근하는 사람 약간 멀긴했지만 그래도
또 한번 걸어보았다.

바다에 도착하니 벌써 주변이 꽤 밝았다. 군데 군데 구름도 좀 끼고.
아.니. 벌써 해가 떠버린건가? -_- ;;
바람부는 바다. 사람들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해변을 걷는 사람들도 있고
새들도 하늘과 모래와 바다를 맴돌고 있었다. 

바다에서 떠오르는 해를 본 기억은... 내기억엔 정말 딱 한번밖에 없다.
경주였던가 포항이었던가 1월 1일 새해를 보러 갔었고 날씨가 흐려서
정말 잠깐 봤던 기억이. 해야 365일 뜨는 거고. 오늘은 10월 15일. 새해도 아니고 .
왜 해뜨는 걸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원래 내 휴가의 목적은
외로움이었다. 항상 누군가에게 설명해야하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하고
교수님께 카운터에게 간호사에게 환자에게 이야기 하고 이야기 듣고 전화하고 받는
그 고리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었고..
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간다니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왜? " 냐고 많이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냥 구불구불한 가우디의 동네에 가보고 싶었다. 머리속으로 생각만 하기로는 이것도 있고 저것도 있고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도시였다. 생각해보니 이런저런 책을 여행가기 전에 보긴 했지만 이렇게 예쁜 바다가 있는지, 이렇게 예쁜 골목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채로 도착했다. 며칠동안 머무른 이 곳은 머리속으로 상상하던 그런 여러가지 색깔의 도시였다.

모든게 계획대로 이루어진, 목적을 완전 달성한 여행은 아니었다.

하지만
해가 뜨는 순간에 ,,
나는 약간 외롭다고 느꼈다. 그리고 조용한 바다에서 수평선을 따라 천천히, 빠알갛게 또렷하게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아. 글로 표현할 수 없겠다. 뭉클했다.
그런 해는 처음이었다. 맑고 뜨겁고 눈부시고. 바다에서 부글부글 끓다가 톡 튀어나온 느낌.

꼭 바르셀로나에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었겠지만.
꼭 바르셀로나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을 볼 때보다
더.. '바르셀로나' 하면 이 아침의 해가. 제일 먼저. 생각 날 것만 같다.

출근버스를 타고 총총 호텔로 다시 돌아와서
욕조에 마지막으로 몸을 담그고 살짝 울었다.
오모나.. 감수성도 풍부해라.
2009/10/26 20:50 2009/10/26 20:50

5×2

diary 2009/10/26 11:39
어제는 유정이가 돌아왔다!! 기쁘다.
이제는 혼자 병동에 앉아서 뚱하게 일하지 않아도 되고 . 후훗.

MIFF 기간이고. 보고싶은 영화는 많지만 평일 오전이나 당직 때인 게 많아서
일욜 오후에 5×2를 예매해뒀다. 오랜만에 간 코엑스가 너무 어색했다.
오랜만에 탄 지하철도 어색. 여전히 코엑스엔 사람들이 북적북적

좁은 상영관에 사람이 거의 가득 찼다.

5×2 는 두 사람. 부부에 대한 이야기다.
마리온과 질이 이혼하는 장면
권태기가 시작될 무렵
아이를 나을 때
행복한 결혼식 장면
사랑이 시작되던 여행

다섯가지 이야기가 시간과 역순으로 진행되고
그렇기 때문에 매우 쓸쓸한 느낌의 happy ending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해지는 바닷가로 함께 걸어들어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결혼식 장면도. Smoke gets in your eyes라는 곡이라는데
장면과도,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도 참 잘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새 부쩍 느끼는건, 영화는 이야기. 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면. 하나하나가 주는 느낌이나 아름다움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는 것.
영화에 대해 잘 모르고 많이 안봐서, 또 유치한 표현력 때문에 ;;;
잘 설명할 수 없지만. 미술관에 걸어둔 사진이나 그림같은 영화들이 있다.

마리옹의 엄마 아빠가 결혼식때 함께 춤추는 장면은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초반 에피소드에서 당신은 항상 그렇게 긍정적이지 , 라고 하는 대사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이전 여자친구에게 왜 당신은 항상 불평불만이야 라고 하는 대사
그 여자친구와 마리옹을 번갈아 바라보던 눈빛.

사랑은 왜 변할까. 나쁘고 쓸쓸하다.

+> 여자 주인공이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많이 닮았다. 푸훕.
2009/10/26 11:39 2009/10/26 11:39

Newyork, I love you

diary 2009/10/24 23:06
http://blog.daum.net/jimmani/12109798

영화를 보고나서 어지러운 마음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 영화를 봤을까 해서 찾아본 글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review다. 올해 여름에 사랑을 부르는, 파리 라는 영화를 봤다. 사실 많은 리뷰에서 이 영화를 사랑해, 파리와 비교하지만, 형식은 사랑해,파리를, 분위기나 흐름은 사랑을 부르는, 파리를 닮은. 뉴욕이라는 도시에 관한 영화다.

난 꽤 맘에 들었는데
혼자 보러갔더니 모두가 커플이거나 여자 두셋이서 함께 와있었고
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뭐야~' 이런 말이 터져나올 만큼. 러브 액츄얼리 등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에게 한방 먹인 영화이긴 하다. 꼭 홍보는 고렇게 하더만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에피소드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또 한 프랑스 여가수와 호텔맨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도. 리뷰에서 말한 것 처럼 다른 것들과 차별화되는 우아함을 가지고 있다. 에단 호크가 카메라 앞에서 good night 이라는 메모를 들고 있는 것도 너무 귀여웠고 서기가 나오는 영화는 영화라기보다 한편의 그림이었다.

사실 한번밖에, 1달밖에 머물지 않은 뉴욕이지만.
참 독특한 곳이고, 가슴에. 머리에. 뚜렷하게 새겨지는
장소라는 것.

remind 시켜준 이 영화가 고마울 따름.


2009/10/24 23:06 2009/10/24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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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일을 마치고 13층 식당에서 밤풍경을 보면서 111주치의 둘과 유정이와 저녁을 먹고 집에와서 짐싸들고 탈출!! 언제나 공항가는 길은 즐겁다. 푸훗.

이상하게 게이트마다 111 이 적혀있어서 뭔가 기분 나쁜. ;;;
23시 55분 이스탄불로 출발하는 밤비행기.

나는 비행기에서 8시간이건 12시간이건 밥먹는 시간만 빼고 줄창, 잘 잔다. 며칠간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지냈어서 그런지 잠도 참 잘 오더라. 깜빡 깨서 밖을 보니 신기하게 정말 북두칠성이 보였다. 내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날고 있었으니까. 그건 북쪽 하늘인가? 아무튼. 너무 신기하고 예쁜 밤하늘이었다. 하늘과 더 가까운 그 곳에서는 별도 더 반짝반짝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어쩌면 지상에도 별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도시에 다가왔을 때 밤 풍경은 어떤 보석보다도 아름다웠다. 반짝반짝.
이렇게 날아날아 열몇시간만에 새벽5시,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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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속은 엄청 간단했고 어차피 찾을 짐도 없는터라 공항을 빨리 나왔다.
막 아침을 시작하려는 풍경이었다. 사람들이 드문드문 지하철 ? (사실 트램 갈아타기 전까지 계속 지상으로 달리긴 했다. 거의..) 을 타고 출근하는 느낌이었다.

멀리 해가 떠오르는 것 같은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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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의 귀여운 표지판.

트램으로 갈아타고 쭉 가다보니 여행 전 읽었던 '콘스탄티노플 함락' 에서 나왔던 그 세겹의 엄청난 성벽의 잔재가 보였다. 난 같은 시대에 산 사람도 아니고 콘스탄티노플의 마지막 시민과 아무상관없는 어떤 동양인일 뿐이지만 문명이 바뀌는 그 시기에 패자였던 사람들이 남긴 유적을 트램을 타고 지나가면서 보니 뭉클한 느낌이 들었다. 푸훕. 사실 약간 .. 아 내가 이 곳에 오다니.. 하는 느낌에 가슴 벅찼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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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을 타고 가면서 이곳 저곳 구경을 하는 사이 어느새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오른쪽 깊은 골목의 끝에는 마르마라 해가 있겠지. 술탄아흐멧 역에 내리자 빨간 해가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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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직 새벽. 길에는 거의 사람이 없었고 쌀쌀한 기운이 옷 속으로 파고들었다. 새벽에 보는 아야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 그 사이 작은 공원에 앉아 차가운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여행이 시작된 것이 실감나던 순간이었다. 내가 이스탄불에 머문 시간은 새벽 6시부터 낮 12시까지. 바르셀로나 행 오후 2시비행기를 타야했으니까 기껏 6시간이었지만 그리 서두르지 않고도 보고싶었던 이곳 저곳을 재밌게 둘러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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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블루 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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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 트랙을 따라 바닷가로 걷기 시작했다. 갈라타 다리던가? (벌써 가물가물) 를 걸어서 건너기 위해. 새벽, 아침 산책길이 고요하고 시원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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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기전 상문이가 구글 맵을 보고 이곳 저곳의 위치에 대해 설명해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 토카피 궁전 옆의 동양 호텔에서 묵었다고 했다. 뭔 이름이 그러냐 생각했었는데 떡하니 있는 걸 보고 마치 아는 사람을 만난 듯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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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마치 출근 배들이 항구로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아침인데도 배도 많이 떠있고 활발한 느낌. 낚시하는 사람들도 많고. 저 멀리 갈라타 타워가 보인다. 갈라타 타워를 보자 또 '콘스탄티노플 함락'을 읽으면서 갑자기 깜짝 놀랐던 생각이 든다. 지난 2월에 누군가가 그림을 찍찍그리면서 배를 산으로 갖고 넘어왔다는 이야기를 해줬을 때 이미 들었었지만 책을 읽는 도중 살짝 까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메메드가 막 통나무를 굴려가며 배를 언덕을 넘어 내해로 집어넣는 짓을 했을때 정말 허걱 . 책을 읽으면서 허걱 소리를 냈다.

이 땅을 보니 밉살스런 제노바 거류구 사람들 생각도 났다. ㅎㅎ 괜히 몇백년전의 일에 몰입해가지고 ;;

오랜만에 보는 바다. 해가 뜨고 있는 바다. 다리를 건너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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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좀더 다가가서 찍은 사진. 넘실 넘실 바다. 10월 10일이 동동 떠다니는구나.
너무 멀어보여서 택시를 타야하나 했었는데. 역시 난 잘 걷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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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가나 있는 비둘기 . 난 딱 아야 소피아랑 블루모스크만 저렇게 생긴 건 줄 알았는데 종종 저런 것들이 있었다. 바다 비린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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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타 타워 밑에 도착했는데 아직 문을 안열어서 밑에서 기다렸다. 성오에게 문자가 와서 이때다 하고 나 갈라타타워 밑이다 라고 자랑했다. 후후. 여기 고양이들은 도망을 안간다. 자기가 오토바이 주인인양 떡하니 앉아있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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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망가는 고양이들. 꺅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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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타 타워. 신기해. 은근 높다.
위에 올라서면 멀리 멀리 모든게 다 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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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타 타워 그림자. 골목 그림자. 예쁜 내해. 금각만.
위에 올라가면 너무 높고 서있는 공간이 좁아서 은근 무섭다. 여기서 엄청난 대군이 몰려왔을 때 얼마나 후덜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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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를 따라 나가서 좌회전하면 보스포루스해협. 우회전하면 마르마라해.
멀리 멀리 멀리 토카피 궁전이랑 블루모스크랑 아야소피아랑 다 보여.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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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타 다리도 보이고. 정말 예쁜 곳이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터키에도 좀더 오래 시간을 갖고 여행오고 싶다.
그리스도. 2권, 3권도 얼른 읽어야지. 다음에는 로도스섬에도 갈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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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 떠다니는 10월 10일. 갈라타 타워 꼭대기 유리에 비친 내모습.


2009/10/21 23:55 2009/10/21 23:55